
소등 뒤 후임을 깨워 팔굽혀펴기를 시키고, 암기하지 못할 때마다 다시 처음부터 하게 했다는 신고가 들어오곤 합니다. 선임 가혹행위 사건에서 행위자는 “빨리 적응하라고 알려준 것”이라고 말하고 피해자는 거부하기 어려운 벌이었다고 말합니다. 이때 교육이라는 목적만 따져서는 법적 성격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누가 지시할 권한을 가지고 있었는지, 거절할 경우 어떤 불이익이 예상됐는지, 행위의 강도와 시간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구체적으로 봐야 합니다. 같은 행동이 하루 한 번 있었는지 한 달 동안 반복됐는지도 가혹성 판단에 큰 차이를 만듭니다.
생활관 관행이라고 적기 전에 실제 지시자를 특정하십시오. 날짜별로 지시한 말, 자세와 지속시간, 중단 조건, 함께 있었던 사람, 피해자가 호소한 통증이나 두려움을 기록하면 ‘관행’이라는 말에 가려진 개별 행위가 보입니다.

선임 가혹행위는 직권과 위력 중 무엇을 썼는지 봅니다
군형법 제62조는 직권을 남용한 가혹행위와 위력을 행사한 가혹행위를 나누어 규정합니다. 직권남용은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일을 처리하면서 그 정당한 한도를 벗어나 권한을 위법하게 행사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계급이 높거나 오래 복무했다는 사정만으로 언제나 직권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도 당직조장이 당직근무를 마친 뒤 생활관에서 하급자에게 기합을 준 사안에서, 해당 직책의 권한과 관계없는 사적 제재라면 직권남용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무 죄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폭행·강요나 위력행사 가혹행위에 해당하는지는 별도로 남습니다.
선임 가혹행위 피의사실을 읽을 때에는 선임이라는 신분표시와 실제 행사한 직무권한을 반드시 나누어야 합니다.
견디기 어려운 고통인지는 사건 전체로 판단합니다
가혹행위는 사람으로서 견디기 어려운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가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단순히 힘들었다는 진술만으로 정해지는 것도, 상처가 남지 않았다는 이유로 곧바로 배제되는 것도 아닙니다. 당사자의 지위와 상황, 행위 목적, 수단, 시간과 결과를 함께 봅니다.
한 번의 자세라도 위험한 방법으로 장시간 계속됐다면 가볍게 볼 수 없고, 개별 행동이 짧더라도 매일 반복돼 수면과 근무에 지장을 주었다면 누적된 경과를 살펴야 합니다.
피해자마다 결과가 달랐던 경우
여러 후임에게 같은 지시를 했더라도 각자의 수행시간과 건강상태, 중단 요청, 실제 피해는 다를 수 있습니다. 한 명의 진술을 나머지 사람에게 그대로 대입하지 말고 피해자별 공소사실 또는 징계혐의사실을 나눠야 합니다.
폭행·강요와 가혹행위는 함께 적힐 수 있습니다
엎드려뻗쳐를 시키며 발로 차거나, 거부하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말한 사건은 한 장면 안에서도 폭행과 강요, 가혹행위가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어느 죄명이 더 익숙한지가 아니라 각 행위가 어떤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살펴야 합니다.
피해자에게 실제로 의무가 없는 일을 시켰는지, 협박이나 위력이 그 행동을 하게 만든 원인이었는지는 강요죄를 판단하는 별도의 쟁점입니다. 신체 접촉이 있었다면 폭행의 부위와 횟수도 가혹행위 설명 속에 뭉뚱그리지 않습니다.
반복행위는 기록의 빈틈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생활관 내부 영상이 없을 때에는 단체방 공지, 기상·소등 시간, 당직일지, 체력단련 기록과 의무실 내역이 사건의 앞뒤를 보여줍니다.
피해자가 특정한 날짜에 행위자가 휴가 중이었다면 해당 일자의 진술만 바로잡되, 그 사정 하나로 나머지 기간의 진술까지 전부 거짓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피해자별 진술표에는 날짜, 지시 내용, 목격자와 객관자료를 나란히 놓고 일치하는 부분과 충돌하는 부분을 표시하는 방식이 유용합니다. 동료에게 기억을 맞추자고 연락하면 진술 오염이나 회유로 의심받을 수 있으므로 이미 존재하는 기록부터 확보해야 합니다.
영내 폭행·가혹행위 징계기준도 따로 적용됩니다
국방부 징계업무처리 훈령은 영내 폭행·가혹행위에 관해 상습성, 반복기간, 공동행위, 위험한 물건, 상해, 피해자 수와 행위 은폐 등을 고려요소로 둡니다.
반대로 우발성, 경미한 피해, 피해 회복과 소극적 가담 등도 구체적으로 살핍니다.
형사사건에서 어떤 죄명으로 처분됐는지만 제출해서는 징계양정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습니다. 혐의사실에 대한 의견과 징계 수위에 관한 정상자료를 구분하고, 분대장이나 지휘관의 묵인·방조가 별도 비행사실로 적혔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선임이 후임에게 무엇인가를 시켰다는 사실만으로 직권남용 가혹행위가 바로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실제 권한, 계급관계가 만든 위력, 행위의 반복성과 고통의 정도를 나눠야 하고, 그 과정에서 폭행이나 강요가 별도로 성립하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날짜별 자료와 피해자별 진술을 분리하면 막연한 ‘생활관 관행’이 아니라 판단할 수 있는 사실이 남습니다.

선임 가혹행위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지시할 직무상 권한이 있었는지와 계급관계에서 생긴 위력을 먼저 구분해 보십시오.
반복된 사건은 피해자와 날짜별로 지시 내용, 지속시간, 목격자와 의무기록을 연결해야 진술의 범위를 정확히 다툴 수 있습니다.
형사 혐의와 징계가 함께 진행된다면 구성요건에 관한 주장과 상습성·피해 회복 등 양정자료를 서로 다른 항목으로 제출하는 편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