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에게 팔굽혀펴기를 시켰다는 사실만으로 군형법상 가혹행위가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교육 목적이었다는 말만으로 정당한 얼차려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누가 어떤 권한으로 지시했는지, 행위가 규정상 허용된 방식과 한도를 지켰는지, 상대의 신체·정신 상태에서 어느 정도 고통이 발생했는지를 함께 살핍니다.
이 글은 과도한 체력단련이나 사적 심부름을 신고하려는 장병, 후임 지도 과정이 가혹행위로 접수된 선임병, 안전사고 뒤 지휘 책임까지 조사받는 간부에게 맞춰져 있습니다. 피해자와 피혐의자 모두 기억만으로 횟수와 시간을 다투기보다 당시 근무표, 지시 경로, 의료기록과 목격 범위를 일찍 고정하는 쪽이 낫습니다.
가혹행위는 폭행과 반드시 같은 개념이 아닙니다. 때리지 않았어도 찬물 샤워, 수면 박탈, 음식 강요, 위험한 환경에서의 반복 자세처럼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주면 문제 됩니다. 반대로 규정을 일부 어겼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형사범죄가 되는 것도 아니어서 직권·위력·고통의 정도를 분리해 보아야 합니다.
분대장 E는 점호 불량을 이유로 후임 두 명에게 야간에 군장을 착용한 채 계단을 오르내리게 했습니다. 한 명은 허리 통증으로 의무실 진료를 받았고, E는 당직간부가 체력단련을 허용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정확한 횟수와 중단 요청, 지시 당시 온도에 관한 진술이 엇갈립니다.

군대 내 가혹행위는 직권형과 위력형으로 나뉩니다
위력은 지위·인원·분위기 등을 이용해 상대의 자유로운 의사를 제압할 만한 세력을 뜻합니다. 선임병이 후임에게 거절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반복 행동을 시킨 사건처럼 공식 지휘권이 명확하지 않아도 검토됩니다. 행위자가 실제 폭행했는지와는 별개로 강요된 자세와 환경 자체가 고통을 만들었는지를 봅니다.
대법원은 가혹행위를 사람으로서는 견디기 어려운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가하는 경우로 보고, 당사자의 지위, 상황, 목적, 경위와 결과를 구체적으로 판단합니다. 교육 목적이나 안전 통제라는 이유가 있어도 수단과 시간이 과도하면 범죄로 이어지고, 고통의 정도가 문턱에 못 미친 규정 위반은 별도의 징계 문제로 남습니다.
| 구분 | 주요 질문 | 대표 자료 |
|---|---|---|
| 직권남용형 | 그 지시가 원래 직무권한에 속했는가 | 직책표·근무명령·교육규정 |
| 위력행사형 | 거절하기 어려운 세력이 작용했는가 | 계급관계·인원·반복 지시 |
| 고통의 정도 | 시간·강도·환경·개인상태는 어땠는가 | 영상·날씨·진료·목격진술 |
| 정당한 교육 | 목적과 수단이 규정 한도 안이었는가 | 승인기록·안전조치·중단 기준 |
군형법 제62조와 대법원이 제시한 ‘견디기 어려운 고통’의 기준
군형법 제62조 제1항은 직권을 남용해 학대 또는 가혹한 행위를 한 경우를, 제2항은 위력을 행사해 같은 행위를 한 경우를 규정합니다. 직권남용형은 행위자가 가진 일반적 직무권한을 정당한 범위를 넘어 사용했는지가 중요합니다. 단순히 계급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사적 제재가 직권남용형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처벌 수위와 지휘·인사상 책임
직권을 남용한 학대·가혹행위는 5년 이하 징역, 위력을 행사한 경우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 벌금이 법정형입니다. 피해자가 다쳤다면 상해·중과실치상 등 별도 죄명이 함께 검토되고, 사망이나 중대한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수사 범위가 지시자뿐 아니라 감독자에게까지 넓어집니다.
시간만이 아니라 권한·취약성·중단 요청·결과가 처벌과 징계를 좌우합니다
고통의 판단은 ‘몇 분이면 가혹하다’는 식의 고정 숫자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보호장구, 기온, 질병과 체력, 중단 요청, 반복 횟수, 공개 망신의 정도, 잠이나 식사를 박탈했는지, 교육 목적과 직접 관련이 있었는지가 함께 작용합니다. 피해자의 주관적 느낌도 보되 당시 객관적 위험과 결과로 뒷받침되는지를 살핍니다.
형사범죄 문턱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부당한 지시, 품위유지의무 위반, 감독 소홀은 징계사유가 됩니다. 하급자의 취약한 상태를 알면서 계속했거나 보고를 누락하고 진료를 막았다면 무겁게 평가될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즉시 중단하고 응급조치를 했다는 사실은 결과를 없애지는 않지만 사후 태도를 판단하는 자료가 됩니다.

피해를 말하는 사람과 지시한 사람의 기록법은 다릅니다
피해를 입었다면 날짜별로 지시자, 장소, 시작과 종료 시각, 자세와 장비, 중단 요청, 몸 상태를 기록합니다. 멍이나 상처는 크기 비교가 가능한 방식으로 촬영하고 의무실·민간병원 진료기록을 확보합니다. 동료 진술에는 직접 본 장면과 이후 들은 호소를 구분해 달라고 요청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피혐의자는 ‘정당한 교육’이라는 결론부터 적기보다 자신에게 어떤 교육 권한이 있었고 누가 승인했으며 안전 기준을 어떻게 안내했는지 자료로 제시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횟수와 시간을 줄여 말하다가 CCTV나 당직기록과 충돌하면 전체 설명이 의심받습니다. 규정을 잘못 이해한 부분과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부분도 나누어 적습니다.
양쪽 모두 단체대화방 삭제, 진술 맞추기, 불이익 암시는 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신고 이후 보직을 바꾸거나 근무를 배제할 필요가 있다면 보복으로 오해되지 않도록 결정권자와 객관적 사유를 문서에 남깁니다. 진료와 심리상담을 이유로 복무평정에 불이익을 주는 행동도 별도 문제를 낳습니다.

혼자 정리할 수 있는 사실, 조력이 필요한 경계선
행위 횟수와 규정이 명확하고 당사자 진술도 대체로 일치한다면 각자 시간표와 증거목록을 만들어도 됩니다. 피해자는 필요한 보호조치와 진료를 우선하고, 피혐의자는 접촉을 중단한 채 제출한 진술 사본을 보관해 둡니다. 서로 사과할 의사가 있어도 신고 취소를 대가로 조건을 붙이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직권남용형인지 위력형인지, 교육행위가 형사상 가혹행위 문턱을 넘었는지, 상해나 강요가 함께 성립하는지가 다투어지면 판례와 실제 기록을 맞춰 보는 상담이 유용합니다. 사망·중상, 다수 피해, 장기간 반복, 지휘부의 묵인이나 은폐가 얽힌 경우에는 조사 대상과 책임 범위를 일찍 구분하는 작업이 선행됩니다.
변호사 선임은 당사자의 이야기를 대신 꾸미는 일이 아니라 CCTV·의료자료·지시체계를 법적 요건별로 배열하고 조사 진술과 징계 의견의 모순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이미 처분을 받았다면 사실오인, 절차하자, 양정과다 가운데 무엇을 항고할지 정하고 통지일부터 기한을 계산합니다.

군대 내 가혹행위는 규정 위반 여부만으로 성립하거나 사라지지 않습니다. 직무권한 또는 위력이 어떻게 사용됐고, 구체적인 환경에서 상대에게 어느 정도의 고통과 위험을 만들었는지가 판단의 중심입니다.
피해자에게는 안전과 기록 보존이, 피혐의자에게는 접촉 중단과 정확한 권한·행위 복원이 먼저입니다. 어느 쪽이든 사건을 단순한 얼차려 논쟁으로 줄이지 말고 형사책임, 지휘책임과 징계 일정을 분리해 준비할 사안입니다.

상담 전 근무표·당직명령·교육규정, 현장영상, 당시 날씨와 장비, 진료기록 및 최초 신고문서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주십시오.
직권과 위력의 구분이 어렵거나 상해·사망·다수 피해가 함께 문제 된다면 조사 전에 적용 죄명과 각자의 진술 범위를 점검할 사안입니다.




